건강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과 당당한 삶이 중요
■한국인의 주관적 건강 OECD 30위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생각할까? OECD 국가별 웰빙 수준을 측정하여 발표하는 하우즈 라이프(How’s Life?) 2013 보고서에 따르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비율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최하위의 수치를 보인다.
OECD 전체로 68.7%의 응답자가 자신이 ‘매우 건강하다’ 또는 ‘건강하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36.8%의 응답자만이 그렇게 답했다. 이 같은 수치는 OECD 31개국 가운데 30위를 나타낸다. 일본은 30.0%로 가장 낮았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화적 성향 등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매우 낮은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의 건강 및 웰빙 수준에 있어 다른 나라 국민들에 비해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객관적 건강 OECD 상위
수명이나 영아사망률, 비만율 등과 같이 글로벌 건강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상에서 한국인들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특히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 스스로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특히 과체중 혹은 비만도와 관련해서는 더욱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OECD 국가의 경우 실제 과체중인 사람의 비율보다 스스로 과체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15%p 정도 낮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실제보다 과체중이라고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13%p 정도 높은 경향을 보인다. 우리는 기대수명, 영아사망률, 비만 비율 등 국가의 건강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여러 지표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결과를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국민 스스로의 건강 수준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고 있으며, 스트레스나 자살률 등의 정신건강 관련 지표에서는 주관적인 지표에서나 객관적 지표에서 모두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인의 건강 결코 나쁘지 않아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결코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보기 어렵지만, 우리 스스로는 건강 상태를 낮게 평가하는 한국인. 선진국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과체중/비만 인구 비중이 높지 않지만 스스로 과체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는 한국인.
이러한 경향은 그만큼 건강과 외부로 드러난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현실은 이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할 것이다. 이런 한국인의 성향은 건강과 외모에 대한 한국 사회 전반의 높은 관심으로 표출되고 있다.
키워드 별로 보면 ‘걷기’, ‘등산’ 등 운동과 관련된 단어, ‘힐링’,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과 관련된 단어, ‘다이어트’, ‘성형’ 등 외모와 관련된 단어, ‘건강식품’, ‘검진’ 등 질병예방/관리와 관련된 단어들의 기사 수가 크게 증가 했다.
특히 ‘다이어트’, ‘성형’, ‘외모’ 등의 단어가 제목으로 들어간 기사 수는 연평균 34.4%가 증가해 동 기간 동안 관련 기사 수가 12배나 증가했다.
▲외모
이 중에서 가장 빠르고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 외모와 관련된 것들이다. 다이어트, 성형, 외모 등 외모와 관련된 키워드가 기사의 제목으로 나오는 횟수가 지난 10년간 10배 이상 늘었으며,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외모의 중요성은 집단주의 문화권에서 더욱 강하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는 실제보다 스스로를 더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결과를 낳았고, 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식이조절과 운동의 목적을 건강증진 보다 외모향상에 두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운동
운동 관련 키워드별 기사 수를 살펴보면 달리기, 등산, 걷기 등의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건강 및 운동에 대한 관심에 비해 실제 우리의 운동 실천율은 그리 높지 않고,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퇴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012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최근 1주일 동안 걷기를 포함한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지 않은 비율은 53.2%에 달하고 이는 2009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정신건강
경제적으로 걱정이 없어지면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과거를 지나 어느덧 세계 속에서 한국의 경제 수준은 크게 향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삶의 대한 만족도는 낮고, 자살률은 높은 등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최근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실질적인 건강 증진과 당당한 삶
한 국가의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 수준은 GDP 등 경제적 수준에 비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필립스의 건강 및 웰빙 수준 평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국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등이었다. 반면, 일본, 영국 등은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국가별 전반적인 소득 수준이나 건강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들과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 국민들에 비해 스스로의 건강과 외모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또한 실제 건강보다 밖으로 보이는 것에 더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지자체, 운동 관련 동호회, 스포츠 브랜드 기업 등을 중심으로 운동에 더 흥미를 가질 수 있게끔 하는 다양한 기회들이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외모나 재미에 치중하지 않는, 실제로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 특히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과 그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특성뿐 아니라, 어느 나라보다도 치열한 한국의 경쟁사회를 반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질병이 걸린 후 치료하는 것 못지않게 질병이 걸리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 국민들의 건강검진 참여율은 충분히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 정신적인 치유와 위안을 바라는 심리 등은 다양한 유행어와 수요를 창출하며 시장 트렌드를 형성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의 건강과 외형에 대한 관심들이 더 실질적인 건강 증진과 자신 있는 당당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TV, 신문, 인터넷 등 정보채널과 기업, 소비자 모두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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