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처리 되도 3개월 시달려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돼 조사가 시작된 어린이집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자해를 했으나, 어린이집 동료 교사에게 바로 발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낮 12시 30분경 목감동 A모 어린이집 B모 교사(29.여)가 자신의집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손목에 자해를 하고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교사들이 발견, 병원으로 이송했다.

B교사는 지난 6월 25일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경찰과 시흥시청 등에 접수되면서 가해 의혹이 제기되자, 다음날인 26일 사표를 제출한 상태로 경찰과 시흥시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였다.

해당 교사는 25일 어린이집 교사들 단체 톡에 "원장님, 셈들 미안해요"라는 문자를 남겨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자, 동료교사들이 이 교사를 찾아 나서면서 거주지 근처에서 발견돼 119 응급처치와 시화C병원 이송으로 생명을 잃지는 않았다.

시흥시 관계자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 1차 조사, 시흥시 2차 조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아동학대에 관한 법이 너무 강한 반면, 시설 종사자나 교사 등을 보호하는 법은 없어 아동인권과 교사 등 종사자 인권이 충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올 상반기 6개월간 시흥시에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 건수는 모두 410여 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 435건에 육박하고 있다.

아동보호와 관련된 법은 아동학대 의심 사례가 발생하면 교사나 사회복지사 등이 신고 하도록 의무지우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등 아동보호를 위한 강력한 규정을 두고 있어 향후 신고사례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무혐의 처리 되더라도 처리기간 3개월 동안 시설종사자들은 학부모 등으로부터 2차, 3차 압력을 받으며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교사 등 시설종사자 인권과 아동인권이 접점없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시흥시는 연말까지 480개 어린이집 가운데 70%인 300여개 어린이집을 전수조사 한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30여건도 조사하지 못하는 등 업무처리에도 큰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