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경래 공인노무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행할 수 있는 징계의 종류 중에서 견책은 가장 경미한 수준의 징계로서 보통 시말서를 제출받는 것으로 징계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견책은 당장 현실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수반하지 않으나 후에 승진이나 배치전환 등 인사고과에서는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 또한 견책 징계가 여러 차례 반복되거나 시말서 제출명령을 거부하면 보다 중한 징계처분이 행하여진다고 취업규칙에 정해놓은 경우도 많다.
시말서란 직원이 잘못이나 사고를 일으킨 경우 그에 대한 경위나 전말을 작성하는 문서를 말한다.
시말서에 대한 법적인 규정은 따로 없기 때문에 그 내용이나 형식은 사업주의 재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직원의 비위행위로 인해 손실이 초래되었다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고 그 직원의 인사평가에도 이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말서와 반성문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시말서는 대체로 과거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육하원칙에 따라 또는 사건의 진행순서에 따라 겪었던 일을 기술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 반성내용까지 포함시키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까?
시말서가 과거 사실에 대한 기술인 반면, 반성문은 그러한 사실에 더해 마음속으로 가지고 있는 내면적 사상까지도 기술하는 것이다. 따라서 반성문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직원이 갖는 내면의 판단을 강요하는 것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법원도 관련 판례에서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라고 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규칙에 시말서 제출을 거부할 경우 보다 중한 징계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경우, 그 요구하는 시말서가 반성문이나 사죄문이 아닐 경우에 그러한 규정이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
“직원의 경쟁사 취업금지 가능한가”
부정경쟁방지법 보호대상이면 가능
중견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A씨는 오랫동안 그 회사의 R&D분야에서 근무하여 실력이 뛰어나고 히트상품 제조기로 유명했는데 갑자기 경쟁사에 스카우트되어 이직을 하게 되었다. 회사는 과거 A씨가 입사할 때 영업비밀 누설을 방지하기 위해 작성토록 한 ‘경업금지약정’을 근거로 A씨의 이직을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까?
오늘날의 치열한 기업경쟁 환경 하에서 회사의 영업 비밀을 외부로 유출하는 것, 특히 동종 경쟁업체로의 유출은 회사 경영에 막대한 손실이 되기 때문에 아예 입사할 때 경쟁업체로의 전직이나 개업을 제한하는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업금지약정은 회사의 영업 비밀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지만, 또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약하는 측면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업금지약정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전직을 금지하여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있어야 함. 아무 이익이 없는데도 전직이나 경업을 금지해서는 안 됨.
②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가 관리감독권이 전혀 없거나 영업 비밀에 접근이 제한되는 직급이었다면 약정이 무효가 될 수 있음.
③ 경업 제한기간이 과도하게 길거나, 회사의 영업과 관련이 적은 먼 지역에서까지 경업을 금지하는 것은 무효가 될 수 있음.
④ 경업금지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지불했다면 유효로 인정될 소지가 높음.
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 무효가 될 수 있음.
⑥ 경업금지로 인해 공공이익이 저해되는 경우 약정이 무효로 될 수 있음.
경업금지약정이 무효가 되는 경우 그러한 약정에 근거하여 근로자의 경업을 금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영업비밀이 부정경쟁방지법의 보호대상이라면 법률에 근거해 경업금지가 가능하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 비밀에 해당하려면, 그 내용이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어야 하며,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관리되어 왔어야 한다.
ⓒ 뉴스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