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時 論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이 말은 무슨 일이든 사람을 우선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일처리를 할 수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임기 4년의 김윤식 자치정부가 출범한 뒤 공직사회 안팎에선 김 시장의 인사를 지켜보며 시정의 성공여부를 가름한 이유도 바로 인사가 만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이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정의 성패가 좌우되고,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치정부의 성격이 규정된다. 그러나 임기 2년을 채 남겨두지 않은 김윤식 자치정부의 인사정책은 말 그대로 원칙 없는 인사로 낙제점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사가 원칙 없이 단체장과 측근 몇 사람의 입맛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외부인사의 영입은 김윤식 인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지만, 공보정책담당관은 객관적 증거도 없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최근 재임용됐다.
누가 어떻게 평가했으며, 그 평가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 시흥시는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계약등급을 달리하긴 했지만, 외자유치를 담당하는 외부인사도 지난 수년간 눈에 띄는 사실상 전혀 없었음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재임용됐다.
감사담당관도 외부인사를 영입, 수사관 출신의 전력으로 조직의 부패를 감시하고, 예방감사를 통해 직원들의 비리를 사전에 차단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흥시의 부패정도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자치단체 비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도사건까지 터지는 등 김윤식 자치정부의 부패와 비리는 새로운 양태를 보이며 부패지수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경력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도 김윤식 인사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4계절의 미묘한 변화까지 고려하며 공원을 조성하던 20년 노하우의 공원전문가는 그린벨트 단속에 투입됐다. 농업기술센터에서 20년 이상 전문성을 쌓아왔던 또 다른 전문가들도 동사무소 사무장으로 전락했다. 비슷한 인사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군자신도시를 개발하는 미래사업단에 거의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는 것도 김윤식 인사의 맹점이 아닐 수 없다. 광역교통망이라는 이유로 미래사업단에 속하면서 시청 도로과는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심지어 매화동 산업단지 조성사업도 미래사업단 소관이어서 산업관련 부서와 도시관련 부서도 소외되기는 마찬가지다.
업무분장을 둘러싼 역할과 기능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고, 권한과 책임이 분리되면서 조직이 전체적으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는 문제점은 이미 시흥시정이 민선단체장 출범이래 최악의 실정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 공직자에게도 일반 행정의 기회를 제공, 시야를 넓힌다는 ‘김윤식식 인사’는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뛰게 만들고, 수영 잘하는 아이를 산으로 보내는 식”의 비현실적 발상으로 상식과는 거리가 먼 인사로 일관하고 있다.
“자치단체장 임기 4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라며 “답답하고, 갑갑하다.”고 하소연 하는 시청공직자들의 긴 한숨소리는 누군가가 신속히 중단시키거나 차단해야하는 시흥시정의 오늘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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