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어떤 사람을 수장(CEO)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집단과 사회, 회사는 크게 달라진다. 직원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최고경영자가 그런 능력을 알아주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찻잔 속 태풍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시흥시는 새로운 수장이 4년 가까이 시정을 이끌고 있지만, 가능성을 향한 희망보다는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위기감이 조직내부에 팽배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군자배곧신도시 개발사업 가운데 처음으로 시작된 시범지구 아파트 계약률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정을 잘 아는 공직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2013년 자신들의 급여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삼오오 모여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모든 기업은 수장(CEO)의 능력과 판단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공염불이 되고 있는 게 지금의 시흥시 사정이다. 그런데도 시흥시는 위기감은커녕 안일하기 그지없다.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만든다며 고작 시작한 일이 시흥100주년 기념행사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1914년 시흥군이 출범한지 100년이 되는 2013년, 축제의 장을 열기위해 시흥시애향장학금에 버금가는 혈세를 축제비용으로 책정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오늘의 시흥시는 그 연원이 어디에 있든, 그 출발점은 1948년 건국된 대한민국이 출발점이어야 한다. 시흥시장이 그 자리에서 자치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주민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그 권력의 연원도 지방자치의 법적인 근거인 대한민국 헌법에서 찾아야한다.
아무리 거꾸로 올라가도 100년이 되지 않은 시흥시 자치정부를 기념하는 사업을 100년 전 일제치하로 옮기려는 시흥시정의 어처구니없는 상징조작은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치놀음이고 속임수임이 분명하다.
지금 시흥은 100년 앞을 걱정하게 아니라, 당장 먹고사는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걱정해야 한다. 산더미처럼 쌓인 빚을 어떻게 갚아나갈 것이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군자배곧신도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온갖 지혜와 대안을 만들어 내야하는 절명의 시기이다.
그런데도 2014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듯한 정치적 상징조작으로 시정을 이끌어가려는 꼼수가 지금처럼 민생이 피폐해지는 상황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김 시장은 깨닳아야 한다.
군자신도시의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개발로 시흥시는 1조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 1조원의 절반인 5천억원은 신천,대야,은행,매화,신현,연성,목감,능곡동 개발에 사용하고, 나머지 5천억원도 군자신도시 개발로 슬럼화 될 수 있는 정왕권과 군자동 개발에 재투입해야 한다.
시민들의 재산을 서울대라는 거대한 간판으로 짓누를게 아니라, 피폐한 민생을 살리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그럴만한 능력을 갖춘 인물에게 시흥시정을 맡기는 일을 고민해야하는 2013년을 보내야만, 시민들은 고통과 질곡의 늪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100년을 맞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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