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동인 발행인
<사 설>
최근 민주당 경남도당이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자치단체장을 규탄하는 논평’을 내놓아 자가당착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도 곳곳에서 언론을 상대로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당의 논평은 자치단체 시책을 비판한 한겨레 최상원 기자와 부산일보 정상섭 기자 2명을 상대로 법원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각각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논란을 불러온 단체장은 최상원 기자가 6월 21일자로 보도한 ‘국정조사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취재노트 형식의 글과 정상섭 기자가 지난 6월 26일자로 보도한 ‘지사의 거짓말…대학병원 “의료원 위탁 제안 없었다”는 기사를 각각 문제 삼았다.
언론을 상대로 한 단체장의 민사소송은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논평은 규정했다. 더불어 특정 기사로 피해를 당했을 때 언론중재위 제소절차를 거치는 게 일반적이나, 이를 무시하고 거액의 민사소송을 바로 제기한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전략적 봉쇄소송(SLAPP: 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apation)이라는 것이다. 승소가 목적이 아니라 ‘피소자에게 고통을 줄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제소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민사소송’이라는 것이다.
언론중재위 제소절차를 거치지 않고 민사소송을 바로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쓴 소리를 하는 언론을 길들이려는 숨은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같은 소송은 국회입법조사처의 ‘전략적 봉쇄소송 규제법의 국내법적 수용방안’이라는 제목의 정책연구용역보고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형적인 전략적 봉쇄소송이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과거 언론탄압 사례를 들어 비난했다.
낙하산 인사를 통해 방송을 장악하면서 많은 언론인이 해직되고 징계가 가해졌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학자들에게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도 했다. 자치단체장의 언론탄압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짓밟는 행위로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권력의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이라고 규정했다.
전략적 봉쇄소송을 막기 위해 법을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자치단체장의 횡포에 맞서 끝까지 싸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언론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언론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여론의 공기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민주당 경남도당의 약속은 다른 곳에서도 통하는 정직한 약속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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