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 매년 146억 순이익
[사진] 사진은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산학협력센터에 보증금과 임대료를 주고 입주했거나, 입주예정이라고 밝힌 기업들의 모습이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임대사업을 통해 해마다 146억원의 순이익을 얻으려 하고 있어 시흥캠퍼스는 교육시설이기보다는 서울대형 부동산개발수익사업 모델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흥캠퍼스 사업을 아예 백지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처럼 허술한 사업이라면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김명환 교수가 지난 6월 11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교수협의회와 평의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시흥 글로벌 캠퍼스, 쟁점은 무엇이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밝힌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날 미리 준비한 자료를 통해 “시흥캠퍼스는 모든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여 충분히 검토한 위에서 추진여부에 대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 과정에서 20만평의 땅에 어떤 기능과 조직이 옮겨갈 것인지, 또 어떻게 새로운 기능과 조직을 창출할 것인지가 정해지고 그 결정은 순차적으로 탄탄하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시흥시와 경기도에 순차적인 사업의 필요성을 설득해서 동의를 얻는 것이 옳다”며 “중앙정부의 협조와 범사회적 공감대를 얻는 노력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더불어 2007년부터 이 사업이 추진되어 2009년 5월 28일 학사위원회가 시흥시를 글로벌 캠퍼스 후보로 선정하고, 양해각서를 맺는 과정에서 누가 이 일을 주도했는지, 그리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사업을 담당해온 분들의 책임소재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행정개혁을 위해 ‘정책 실명제’가 종종 언급되는데, 일을 벌여 놓고 남에게 떠넘긴 채 정작 자신을 아무 책임도지지 않은 관행과 문화는 불식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김 교수가 ‘시흥캠퍼스 추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 다섯 가지’다.
①학내 공론화 절차가 없었다.
서울대 법인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따라서 단 한 번에 걸친 보고수준에 그쳐서는 안되며, 학내 공청회나 평의원회 심의 등 총괄적인 검토를 거친 후 이사회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시흥캠퍼스는 이사회의 명시적인 결정이 없었으므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상태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실시협약이 맺어진다면, 이후에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대해 책임소재가 심각해 질 것이다.
②시흥캠퍼스는 왜 필요한가.
서울대 장기비전에 맞춰 시흥캠퍼스가 왜 필요하며 무슨 기능이 들어가야 하는지가 학내공론화의 핵심이다. 기획처의 발제는 그 점에서 납득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관악?영통?평창?시흥캠퍼스를 두고 서울대 발전방향에 대한 장기적 비전과 연관하여 각 캠퍼스별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제각각 설립 운영되고 있는 서울대 캠퍼스 체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장치가 존재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그에 대한 대책을 무엇인가.
③사업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배곧신도시의 비교적 원활한 분양현황과 무리한 부동산 부양책과 높은 전세가격, 그리고 기존의 시흥시민들의 새집 마련의 필요성과 서울대 매력 등이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집 마련 필요성에 편승해 그들의 주택자금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꼴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울 서울대가 할 일은 아니다. 건전한 상식으로 판단할 때 너무 위험하다. 자칫 사업이 무산되거나 난항에 처할 때 책임 한계나 법적 강제장치에 대해 서울대 구성원들은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
④캠퍼스 운영비문제도 있다.
기획처 발표자료의 수익과 운영비용 예측은 너무 과장되어 있다. 운영수익 예상치 연 201억원은 아마도 한국경제와 세계경제가 최상의 활황일 때 가능한 재정운영모델이다. 반면에 운영비용 55억원은 너무 적게 잡혀있다. 최근 발생한 융학과학기술대학원 영통캠퍼스와 평창캠퍼스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시흥캠퍼스운영에서 매년 146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한다면, 시흥캠퍼스는 교육시설이기보다는 서울대형 부동산개발수익사업 모델이 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만다.
⑤한국사회에서 서울대 위상과 역할이 있다.
서울대는 한국 대학의 맏형이다. 연대가 송도캠퍼스를 만드는 것과 서울대가 제2캠퍼스를 만드는 것은 달라야 한다는 강한 자의식과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전국 10개 지방 혁신도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 2만명의 자녀들이 가족과 동반한 이주율이 23.1%에 그치고 있어 1만5천명이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다.
2015년 4년제 대학 정원감축 96%가 지방에 몰려있고 40개 대학이 있는 서울의 정원 감축은 17명 뿐이다. 지방대학 살리기와 국토의 균형발전은 서울대와 무관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개교 70년 서울대가 국가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를 생각할 때 이 정도 책임의식은 서울대가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생각할 때 당연한 것이다.<“시흥 글로벌 캠퍼스, 쟁점은 무엇이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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