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용분야 스타훈련 교사 최지안 박사
■ 노동부 선정, 미용분야 스타훈련교사
안녕하세요. 미용은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라 생각하는 최지안입니다.
저는 2009년 6월부터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소년원) 피부미용과 직업훈련을 맡고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10개의 소년원이 있지만, 대부분 남자소년원이고 여학생들이 갈 수 있는 기관은 미평학교(청주소년원)와 정심학교(안양소년원) 두 곳이에요. 정심학교는 만 10세부터 19세까지 여학생을 수용해 중학교 정규과정 교육과 피부미용, 헤어디자인과 텔레마케팅, 제과제빵과 같은 직업능력개발교육을 진행합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가정이 와해된 결손가정의 자녀들이죠. 제 역할을 잃어버린 가정에서 아이들을 정상적으로 보호하거나 관리할 수 없겠죠. 자연스레 학업과도 멀어지고 학교도 가지 않게 되고 거리로 나와 또래 청소년들과 어울리다 비행을 저지르기 일쑤죠.
정심학교는 이런 학생들에게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활할 곳과 취업 처를 마련해 준답니다. 아이들이 안정된 사회정착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원하는 곳이죠. 이렇듯 좋은 일을 하는 곳에 제가 직업훈련교사로 몸담고 있습니다.
■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선물하는 미용
우리 아이들, 상식은 통하지 않고 잠시잠깐 눈만 돌리면 사고를 치거나 싸움박질에 학습능력은 초등학생 2학년 수준.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루 12시간을 수업하고 2시간을 채 못자고 일을 해도 멀쩡한 강철체력이었던 제가 두통으로 고생하길 몇날 며칠이 지났죠.
병원을 전전하다 들른 치과에서 뜻밖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큰소리로 말하고 소리를 쳐 대서 인대가 늘어났다고 하더군요. 네, 여기서 웃으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어요.
계란으로 바위 쳐 보자는 마음으로 수업을 이어갔습니다. 피부미용의 딥 클렌징제로 A·H·A에 대한 설명을 할 때입니다. 오 마이 갓! 영어 스펠링 ‘A’를 모르는 겁니다. 웬만한 초등학생들도 아는 ‘A’를 말입니다.
저는 얼빠진 얼굴로 “에이”라고 말해주자, 아이들은 마치 유레카를 외치듯 “야! 선생님이 이걸 에이라고 말했어!” 이러는 겁니다.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정신을 수습하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얘들아, 피부미용은 쉽지 않아. 일반인들이 아는 것과는 다르게 인체에 대해 알아야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단다. 우리가 먹는 쇠고기나 닭고기에도 살결이 있잖니? 우리 인체도 마찬가지란다.” 이때부터 저는 아이들을 위해 느려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속도에 맞춰 천천히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 번해서 모르면 열 번을 하고, 그래도 모르면 오십 번을 백번을 천 번을 시켰습니다. 숙제를 내주고 수업시간에는 눈으로 책을 보고 입으로 말하게 하고, 설명을 직접 하게 하고 재차 쓰기를 반복했습니다.
일반학생들은 다들 실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아이들에겐 필기가 곧 사법고시였습니다. 영어 알파벳 ‘A’를 모르고 견갑골의 ‘견’을 개 ‘견’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는 말입니다. 피부미용 공과 학생이 30~40명 정도였는데 그 중 제일 실력이 나은 아이들이 8~9명 안팎, 필기시험 합격자는 불과 2~3명. 그리고 다음 해는 몇 명 더. 다음 해는 몇 명 더 추가. 해를 거듭 할수록 필기합격자는 늘어났습니다.
마침내 2012년 25명 중 24명이 필기시험에 합격해 실기시험을 치르고 최종 합격의 영광을 누렸답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아이들 중에 대성통곡하는 아이도 있고, 태어나서 합격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터라 감동으로 벅차 말문을 잇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죠.
학습에 관심 없던 학생들에게 실기 또한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일단 반복학습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해 일반인들의 연습량보다 10배, 그 이상을 독려했습니다. 정말 독한 선생님이라구요? 네, 맞습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절 원망하고 미워했는지 모릅니다.
애써 모른 척했을 뿐이에요. 어느 날 절 미워하고 원망했던 한 아이가 피부관리사가 되어 저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을 때는 독하디 독한 저도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여기서 반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아이들이 한명, 두 명 늘어갈 수록 전 아이들을 위해 더 독해졌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아이들은 하나둘 정착해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제겐 큰 보람입니다.
■“미용 산업의 글로벌화를 꿈 꿔 봅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미용 산업은 분업화되고 양질의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헤어와 피부미용, 메이크업과 네일 아트, 분장과 같은 산업으로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었죠. 고학력으로 인해 3D 직종 인력난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듀얼 시스템으로 성공을 거둔 독일의 경우 직업교육과 교육이 이원화되어 산업 전반 기술력이 괄목한 성장을 이뤘죠. 우리나라 역시 독일과 같은 교육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미용 분야를 더욱 전문적으로 육성했으면 좋겠습니다.
원활한 인력 수급이 이뤄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미용 산업의 글로벌화를 이뤄 3D 직종이 아닌 전망 좋은 직업, 미래가 보장된 직업으로 변모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청소년들과 비진학 청소년들을 위해 제도권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시길 바래봅니다.
끝으로 직업훈련교사로서의 각오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현대는 점점 핵가족화 되어가고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가정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가정을 벗어난 청소년들은 길거리로 나오고 방황합니다.
청소년의 사회문제 또한 심각해져 가고 있죠. 이 아이들을 사회가 끌어안아야 합니다. 나라가 나서서 아이들을 잡아줘야 합니다. 직업훈련을 계기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런 원대한 계획에 동참하는 1인으로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미력하나마 제 미용이라는 재능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요. 재능기부를 통해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나눔을 앞으로도 계속 실천하겠습니다.
우리아이들의 완전한 사회정착이 되는 날을 위해, 우리나라 우수인력을 세계에 수출하는 그날까지 저, 최지안은 청소년들 직업훈련에 매진하겠습니다.
■최지안 박사 프로필
▲직업: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피부미용과 직업훈련교사, 스타훈련교사(미용)
▲학력과 경력 :
미용학 박사 수료
안양소년원(2009-현재)
노동부 직업능력개발훈련시설 적합성심사(미용) 심사위원
노동부 국가직무능력표준(NCS)강사
안산대 겸임조교수
동우대 외래,겸임교수
한국미용보건학회 학술이사
한국 색채 디자인 학회 정회원
국가기술자격시험 심사위원
▲연구실적
[논문] 우리나라 직업교육훈련의 문제점과 개선방안(2003)
[학술지] 세발용 화장품에 관한 연구(샴푸, 린스제를 중심으로:2005)
[학술지] 중국(묘족)의 복식 및 헤어스타일에 관한 비교?연구(2005)
[학술지] 한국의 펌의 역사에 관한연구(2008)
[학술지] 고딕·르네상스 시대 헤어스타일의 비교분석에 관한연구(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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