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첫번째 사진은 도리스 나이스빗(왼쪽)과 존 나이스빗 부부의 모습이다.
[사진] 유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축하공연.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7회 세계해양포럼을 다녀왔다. 초청장이 날아왔지만, 기실 나의 관심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 부부의 기조연설에 꽂혀있었다.
부창부수라는 말처럼 존·도리스 나이스빗 기조연설은 부부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졌다.
존 나이스빗은 앨빈 토플러와 함께 세계적인 미래학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석학이다. 그는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까지의 주요 트렌드를 정확하게 예측한 '메가트렌드(Megatrends)' 시리즈를 출간했고, 이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1천4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였다.
책으로만 그를 접했던 나는 이날 현장에서 존 나이스빗을 만나면서 가볍게 흥분했다. 그리고 한쪽 귀로는 그의 말을 육성으로 듣고 다른 쪽 귀로는 우리말 번역 음을 들었다. 나이스빗 부부는 기조연설에서 “세계중심은 서구유럽 중심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를 점치는 것이 아니라, 편견 없이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도리스는 “편견을 깨는 일이 원자를 깨는 일보다 어렵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편견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얇은 막으로 쌓인 연잎이 물방울을 흡수하지 못하고 밖으로 밀어내는 것처럼, 편견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게 한다”고 도리스는 설파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미국의 영향력과 경제력은 아직도 막강하지만, 3천700만명의 인구가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추락했다”며 “미국은 여전히 전 세계의 지도자인양 다른 나라를 가르치며 훈계하고 있지만, 이들이 잘못됐다는 것은 금융위기를 통해 판명됐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16세기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면서 부패한 카토릭 교회에 반역을 꾀하면서 발표한 95건의 문건처럼, 분노와 분쟁, 환경착취와 저항,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오늘날 서양의 부패는 500년 전 헤게모니가 무너졌던 카토릭과 같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편견과 아집에 빠져있는 동안, 50년 전 70%의 문맹률을 보였던 아시아는 엄청난 학습열정으로 문맹 퇴치율이 세계 탑3에 진입했다”며 “지난 10년간 아시아인은 5-6억명이 빈곤에서 탈출해 중산층이 됐으며, 이러한 숫자는 미국의 전체 인구보다 많다”고 말했다.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미국의 붕괴를 우려하며 2020년 아시아는 서구를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며 “서구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는 분산될 것이다”고 예측했다는 말도 꺼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은 감정과 문화적 이해가 장애를 초래하고 있지만, 서로의 협력은 개선될 것이다”며 “쉬운 이슈부터 개선해 나가면, 성장과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는 과거의 역사에 지배당할 것인가, 아니면 공동번영이라는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존과·도리스 나이스빗 박사 부부는 공동 연구자로, 현재 각각 중국 텐진에 설립된 '나이스빗 중국연구소'의 의장과 소장을 맡고 있다. 특히 17개 명예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존 나이스빗은 미국하버드대, 러시아모스크바 주립대, 중국 난징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중국 톈진 재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취재/ 김동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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